가벼운 흙먼지를 날리며 택시가 마당에 도착했습니다.
적잖은 체중의 한 부인이 지팡이를 의지하며 한참 만에 마당에 내려오셨습니다.
그 마당에서 부엌을 향해 놓인 계단은 불과 다섯 개의 짧은 계단이었습니다.
그 부인은 그 계단으로 오르시려다가 끝내 포기하시고 경사진 곳으로 돌아가 부엌 안으로 사라지셨습니다.
중국 도착 첫날, 운남 성에서 오고 있는 현지 지도자들을 마당에서 기다리고 있던 제 눈에 비친 그 부인의 모습은 오랫동안 몸 관리를 제대로 안 하셔서 큰 불편을 겪으시는 수양관 여주인이셨습니다.
얼마 있지 않아 운남성에서 출발하신 분들이 도착하셨고 다른 지역에서 오신 분들과 함께 교회지도자 세미나는 시작되었습니다.
사역이 자유롭지 못한 현장에서 많은 상처와 아픔, 기대와 소망을 가지고 참석한 현지 지도자들이 세미나가 진행되는 몇 날 동안 하나님께서 주시는 위로와 회복의 시간을 갖는 것을 여실히 보았습니다.
다른 선교팀보다 앞서 귀국하기 위해 지난 목요일 밤 모두에게 작별 인사를 하고 제 숙소로 돌아오려 할 때에 그 마당까지 나와서 제게 기도부탁을 한 사람이 있었습니다.
뜻밖에도 지팡이를 짚고 다니던 그 부인이었습니다.
첫날 이후 간간이 몇몇 사람들과 식사 준비를 하던 그분을 뵈곤 하였는데 그는 결코 자기관리가 소홀했던 분이 아니었습니다.
몇 달 전 그 부인의 가족이 탄 차가 교통사고를 당하였을 때 그 자리에서 아들을 잃었습니다.
그 부인은 마음도 몸도 깨어진 어려운 상태에 있다가 이번 세미나 앞에 몸과 마음을 추스려 지팡이를 의지하여 일어나 그 불편한 부엌을 드나들며 우리를 섬겼던 것입니다.
제가 첫날 쉽게 판단했던 그 마당에서 그 부인을 가운데 두고 우리 단기선교팀이 둘러섰습니다.
기도를 마치고 나니 그 부인은 하염없이 흐르는 눈물을 닦고 있었습니다.
“왜 저렇게 밖에 못하는 거야?”라고 우리가 쉽게 판단하던 그 사람은 서는 것도 기적이요 걷는 것도 기적일 수 있고, 흐르는 눈물을 남 몰래 닦으며 나름대로 생명을 다해 교회를 섬기는 아름다운 분일 수도 있음을 깨달은 그 마당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