형제가 연합하여

보라 형제가 연합하여 동거함이 어찌 그리 선하고 아름다운고 (시 133:1)

같이 못 가는데요?

 

같이 못 가는데요?”

그 대답을 듣고 저는 살짝 놀랐습니다.

늘 밝은 미소를 가지고 계신 목사님의 무뚝뚝한 답변이라 더 당황했습니다.

 

얼마 전 총회 일로 LA와 산호세를 이틀 동안 다녀온 적이 있습니다.

저를 밤늦게 ride 해 주신 목사님이 계셨습니다.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다가 제가 이렇게 말씀드렸습니다.

목사님, 오는 5월 뉴욕 총회에는 사모님과 꼭 함께 오십시오.”

 

그때 그 목사님이 주신 답이 같이 못 가는데요.”였습니다.

잠시 어색한 시간이 지난 후에 목사님이 이야기를 이어가셨습니다.

아내는 6년 전에 하늘나라로 갔습니다.”

밝은 미소 속에 그런 아픔이 잠겨 있으시다니.... 저는 더 놀랐습니다.

 

사모님은 암으로 2년 투병하시다가 목사님과 세 자녀를 두고 떠나셨답니다.

저도 어머니가 일찍 천국 가셔서 아버님이 홀로 계셨었다고 말씀드렸습니다.

목사님의 말씀이 계속되었습니다.

아버님은 김목사님을 키우느라 힘드셨던 것이 아니라 오히려 힘이 나셨을 것입니다.

저도 언니 오빠와 나이 차이가 많은 어린 막내 딸을 홀로 키울 때,

잘 키워보겠다는 생각으로 항상 힘을 냈었습니다.”

 

이후 묵묵히 차를 운전하셨습니다. 조용한 차 안에서

 

저의 눈물은 눈가에 맺혔지만, 그 목사님의 눈물은 마음에 흘렸을 것입니다.


List of Articles
제목 이름 날짜
[2023년 6월 18일] 울보 아버님 김성국담임목사 2023.06.17
[2023년 6월 11일] 놀라운 장터 김성국담임목사 2023.06.10
[2023년 6월 4일] 목사가 안 된 이유 김성국담임목사 2023.06.03
[2023년 5월 28일] 부르심, 더 큰 그림으로 김성국담임목사 2023.05.27
[2023년 5월 21일] 한 단어만 주옵소서 김성국담임목사 2023.05.20
[2023년 5월 14일] 세 글자 김성국담임목사 2023.05.13
[2023년 5월 7일] 열두 번째 어린이 헌장 김성국담임목사 2023.05.06
[2023년 4월 30일] 힘드시지요? 김성국담임목사 2023.04.29
[2023년 4월 23일] 나무 아래에서 쉬소서 김성국담임목사 2023.04.22
[2023년 4월 16일] 그대가 그리운 날 김성국담임목사 2023.04.15
[2023년 4월 9일]노래를 듣지 못하는 자는 춤추는 자에게 ‘어이없다’고 말한다 김성국담임목사 2023.04.08
[2023년 4월 2일] 너 무엇하느냐? 김성국담임목사 2023.04.01
[2023년 3월 26일] 피데스 레포르마타 Fides Reformata 김성국담임목사 2023.03.25
[2023년 3월 19일] 세게 무릎치며 기도하다 김성국담임목사 2023.03.18
[2023년 3월 12일] 봄이 왔습니다 김성국담임목사 2023.03.11
[2023년 3월 5일] 웅덩이와 바다 김성국담임목사 2023.03.04
[2023년 2월 26일] 저 오늘 쇼파르 불어요 김성국담임목사 2023.02.25
[2023년 2월 19일] 같이 못 가는데요? 김성국담임목사 2023.02.18
[2023년 2월 12일] 울지마요 튀르키예 김성국담임목사 2023.02.11
[2023년 2월 5일] 우정은 무엇을 만드는가? 김성국담임목사 2023.02.04
Board Pagination Prev 1 2 3 4 5 6 7 8 9 10 ... 25 Next
/ 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