형제가 연합하여

보라 형제가 연합하여 동거함이 어찌 그리 선하고 아름다운고 (시 133:1)

지난 목요일 한글 서예 작품전에 갔었습니다.

우리 교회 권사님들의 작품을 비롯하여 여러 작품이 깊은 내용과 바른 글씨체로 마음의 감동과 생각의 정돈을 주었습니다.

그곳에 출품한 분들을 지도하신 선생님의 작품도 있었습니다.

내용은 안중근 의사(義士)의 어머니가 쓴 글이었습니다.

 

... 옳은 일 하고 받은 형(刑)이니 비겁하게 삶을 구하지 말고, 대의에 대해 죽는 것이 어미에 대한 효도이다.

아마도 이 편지가 이 어미가 너에게 쓰는 마지막 편지가 될 것이다.

여기에 너의 수의(壽衣)를 지어 보내니 이 옷을 입고 가거라...

 

뭔가 울림이 있으시지요? 그런데 아무래도 뭔가 이상했습니다.

여태까지 제가 가본 서예전에서는 볼 수 없었던 종이에 글을 쓴 것입니다.

작품이 써진 종이 위 여기저기에 먹물이 뚝뚝 떨어져 번져있는 것입니다.

그 선생님이 사연을 설명해 주었습니다.

누군가 하얀 종이 위에 실수로 먹물을 흘렸는데 그것을 버리지 않고 그 위에 글을 쓴 것이라는 것입니다.

그 먹물 사이에 쓰인 애절한 글들을 보니 그 먹물들은 실수로 떨군 먹물이 아니라 안중근 의사 어머니의 눈에서 떨어진 굵은 눈물 같았습니다.

 

아직 버리지 마십시오.

구겨져 버릴 것들이 작품이 될 수 있고 감동을 자아낼 수도 있습니다.

한 작가의 손에서도 그렇게 바뀔 수 있다면 하나님의 손에서는 더 이상 말할 필요가 없습니다.

버려지는 것이 당연했던 저와 여러분이 그분의 손에서 변화되었듯이 그만 버리려고 생각했던 것, 하나님 손에 맡겨보시는 것은 어떨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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