형제가 연합하여

보라 형제가 연합하여 동거함이 어찌 그리 선하고 아름다운고 (시 133:1)

지난 화요일 그렇데 눈이 오던 날, 크게 놀랐습니다.

교우들이 심한 눈보라를 뚫고 나와 새벽기도회 자리를 꽉 메워서.

 

새벽 예배 후 몇몇 교역자들과 함께 눈 폭풍을 헤치고 심방 길에 나섰습니다.

길거리에 오가는 차는 거의 없었습니다.

 사방이 다 보였습니다.

그런데 우리를 마중 나왔다는 사람이 도무지 보이지 않는 것입니다.

아무래도 이상타 싶어 찬찬히 둘러 표지판을 보니 우리가 서있는 곳은 “murray st”

웁스, 우리가 찾는 집은 “149st”에 있는 집. 눈길에 지나친 것입니다.

다섯 명이 자기들이 서 있는 위치를 집단적으로 몰랐다는 것에 놀랐습니다.

 

결혼한 지 몇 해 안 된 부부의 가정이었습니다.

심방 날짜를 한 번 미루어 잡은 날이 그날 눈 오던 날.

남편이 얼마 전 아내에게 부탁하더랍니다.

“우리 한 번 더 심방을 미루면 안 될까?”

“안 돼요. 한 번 미루었는데 또 어떻게 미뤄요?”

“그럼, 나 이번 심방에 참석 못해.

꼭 가야할 업무 관련 show가 있단 말이야.”

“그게 말이 돼요?

심방은 미룰 수는 없어요.

그리고 당신은 심방에 꼭 참석해야 해요.

당신이 심방에 참여하도록 기도할 거여요.”

그런데 전 날 통보가 왔답니다.

남편이 가야할 show가 눈 때문에 일주일 미루어졌다고.

그 남편은 그 소식을 듣고 “소름”이 돋았답니다.

우리 눈엔 평범하게 심방 받는 두 부부, 하지만 그들에겐 이미 기적의 자리였습니다.

 

예배 후 작은 방에서 예고(?) 없이 내 놓은 곰탕, 어제 아내가 하루 종일 국물을 끓이고, 추가로 남편이 밤에 세 시간을 잠을 안 자고 더 끓였다는 곰탕을 후룩 후룩 먹을 때 

광풍과 함께 쏟아지는 창밖의 눈이 따듯한 눈같이 느껴졌습니다


List of Articles
제목 이름 날짜
[2024년 5월 5일] 자기를 낮추는 사람 김성국담임목사 2024.05.04
[2024년 4월 7일] 나 하나 꽃 피어 김성국담임목사 2024.04.06
[2024년 4월 28일] 사랑으로 길을 내다 김성국담임목사 2024.04.27
[2024년 4월 21일] 또 하나의 열매를 바라시며... 김성국담임목사 2024.04.20
[2024년 4월 14일] 사람을 키우다 김성국담임목사 2024.04.13
[2024년 3월 3일] Why Me? 김성국담임목사 2024.03.02
[2024년 3월 24일] 얼마나 아프셨나 김성국담임목사 2024.03.23
[2024년 3월 17일] 내 마음에 봄이 오면 김성국담임목사 2024.03.16
[2024년 3월 10일] 후반전(後半戰)을 달리다 김성국담임목사 2024.03.09
[2024년 2월 4일] 베토벤을 죽였네 김성국담임목사 2024.02.03
[2024년 2월 25일] 아주 먼 옛날 김성국담임목사 2024.02.24
[2024년 2월 18일] 출발하라고 보낸 것이 아니라 김성국담임목사 2024.02.17
[2024년 2월 11일] 험한 세상을 이기려면 김성국담임목사 2024.02.10
[2024년 1월 7일] 기적의 행진 김성국담임목사 2024.01.06
[2024년 1월 28일] 드디어 의문이 풀리다 김성국담임목사 2024.01.27
[2024년 1월 21일] 고백 김성국담임목사 2024.01.20
[2024년 1월 14일] 겨울에 내리는 비 김성국담임목사 2024.01.13
[2023년 9월 3일] 그녀의 태도 김성국담임목사 2023.09.02
[2023년 9월 24일] 인간삭제 김성국담임목사 2023.09.23
[2023년 9월 17일] 고발과 콩알 김성국담임목사 2023.09.16
Board Pagination Prev 1 2 3 4 5 6 7 8 9 10 ... 25 Next
/ 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