형제가 연합하여

보라 형제가 연합하여 동거함이 어찌 그리 선하고 아름다운고 (시 133:1)

저는 지금 교회를 떠나 휴스턴에 있습니다.

이곳 교회 목사님께서 전화를 주셔서 오게 되었지만, 하나님께서 보내신 자리인 줄 알고 하나님께서 주신 말씀으로 몇 날을 섬기고 있습니다.

이제 말씀 사역이 끝나면 그 열매는 주님께 맡기고 오늘 밤 다시 뉴욕으로 돌아갑니다.

제 가슴을 늘 뛰게 하는 퀸즈장로교회로요.

 

저는 지금 아내를 멀리 떠나있습니다.

여러분이 눈치채신 정도가 아니라 분명히 아시겠지만 저는 허술한 면이 참 많이 있습니다.

그런데 여러분이 잘 모르는 부분이 있습니다.

저는 더 더 더 많이 부족하다는 것을요.

삼십여 년 동안 그 많은 부족한 부분을 아내가 말없이 감싸 주었습니다.

그런 아내가 지난 목요일 갑상선 수술을 했습니다.

교우들의 기도 가운데 악성 종양이 아닌 것 같아 감사할 뿐입니다.

제 손길이 삼십 년 만에 꼭 필요할 때 이처럼 멀리 떠나 있어서 아내에게 진 빚은 계속 못 갚는 것 같습니다.

 

그러다 보니 선교 현장에서 교회와 아내를 그토록 오래 떠나 계시면서도 묵묵히 그 소임을 다하시는 임정 장로님이 얼마나 힘드실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리고 이런저런 사유로 남편 없이 아내 없이 오랜 세월을 지내시면서도 외롬을 외롭다, 힘듦을 힘들다 하지 않으시고 교회를 꿋꿋이 섬기시는 교우들도 생각나 이래저래 눈물지어 보는 가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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