형제가 연합하여

보라 형제가 연합하여 동거함이 어찌 그리 선하고 아름다운고 (시 133:1)

올해가 77세이신 아버지는 건강하셨답니다.

급작스런 아버지의 담도암 소식을 듣고 황급히 한국으로 날아갔습니다.

일주일간 간호해드리는데 어느 토요일 아침 그의 눈앞에서 아버지는 떠나신 것입니다.

목사님이신 아버지의 죽음.

많은 일을 하셨던 아버지가 마지막으로 아들에게 남긴 유언은 의외로 짧았습니다.

“천국에서 만나자”

 

장례식이 예배로 가득 찼답니다.

하루에도 20번 정도의 예배가 드려진 장례식.

많은 분들이 그에게 들려준 이야기는 한결 같았습니다.

“네 아버지는 훌륭하셨다.”“네 아버님은 좋으신 분이셨지.”“네 아버지는....”

 

장례식을 다 마치고 미국으로 돌아 온 그는

아름다운 삶을 남기신 아버지의 죽음 앞에 자기의 삶을 돌이켜 보게 되었답니다.

“나는 그동안 어떻게 살아왔나.”

“세상 사람들과 몰려다니며 좋다고 먹고 마셨던 것들이 다 부질없었어.”

“천국에서 아버지를 어떻게 뵐까.”

 

그에게도 아들이 있습니다.

어느 날 자기가 이 세상을 떠난 후

자기 아들이 사람들에게 들을 이야기를 생각하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네 아버지는....”“네 아버님은....”“네 아버지는....”

훗날 천국에서 만날 아버지. 훗날 자신에 대하여 여러 이야기를 들을 아들.

두 시간 가까이 아버지의 죽음 앞에 갖게 된 상념을 나직이 말한 던 그가, 스스로 밝힌 나이는 올해 50입니다.

50세면 삶을 바꾸기에 늦은 것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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