형제가 연합하여

보라 형제가 연합하여 동거함이 어찌 그리 선하고 아름다운고 (시 133:1)

싹이 이 땅에 살포시 얼굴을 내민 이후 줄기로 자라 푸른 잎을 내다가 마침내 꽃도 피우고 열매도 맺히는 그럴듯한 나무가 되기까지 언제나 그 힘이 되어 주었던 것이 있습니다.

뿌리입니다.

비가 오나 눈이 오나 뿌리는 언제나 그 자리에서 연약한 싹이 아름드리 나무되기까지 그를 안아도 주었고 버텨도 주었습니다.

열매마다 나무마다 뿌리와 얽힌 이야기를 듬뿍 품고 있습니다.

 

나무가 뿌리의 수고를 기억하고 고맙다고 외친다면 나무가 서 있는 온 산마다 천둥소리가 날 것입니다.

그런데 산에는 바람 소리는 있을 뿐 뿌리야 고맙다는 나무 소리는 없습니다.

참 뻔뻔한 나무.

 

오늘의 내가 있기까지 언제나 함께해주시면서 모진 비바람 속에서도 나를 붙잡아 주신 분이 있습니다.

내 생명의 근원이요 내 성장에 은총을 부으신 분이 있습니다.

하나님이십니다.

나에게서 하나님의 이야기를 거두어 간다면 나는 아무것도 아닌 흉측한 존재입니다.

 

사람마다 받은 하나님의 은혜를 감사로 표현하면 온 땅은 큰 화산이라도 터진 것처럼 날마다 끓어오를 것입니다.

그러나 감사의 계절에도 온 땅은 적막하여 작은 들썩임조차 없습니다.

뿌리의 은혜를 모르는 나무만 참 뻔뻔하다고 혀를 찰 일이 아닌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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