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5-17] 스승, 그 위대함이여!

by 김성국담임목사 posted May 17, 2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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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승, 그 위대함이여!

 

5월 15일, 스승의 날. 언제부터인가 스승의 날은 부끄러운 날이요 잊고 싶은 날이 되었습니다.

부모들로부터 촌지(寸志)를 받을 가능성이 있다 하여 아예 스승의 날에 부모가 학교를 찾는 것을금지시키는가 하면, 스승들이 가르치는 제자 또는 그 부모들로부터 폭행 폭언을 당하는 일도 종종 있습니다.

아무리 현실이 서글프다 하여도 스승의 위대한 가치를 손상(損傷)해서는 안 됩니다.

유대인들이 그 척박한 상황 속에서 말과 문화와 신앙을 유지하며 각 시대에 세상에서 가장 탁월한 자들을 계속 배출한 것은 유대인 교육에 있고 그 교육의 자리에 랍비(스승)들이 견고히 자리 잡고 있는 것에 있습니다.

위대한 스승 없이 의미 있는 인물은 절대로 나타나지 않습니다.

묵묵히 기도하시며 말씀을 가르치시는데 수고하시는 교회학교 선생님들, 감사합니다.

우리 선생님들은 힘든 뿌리가 되어 나무 같은 영광을 우리 아이들이 누리라고 희생해 오고 계십니다. 이렇게 말입니다.

 

뿌리가 나무에게

이현주

 

네가 여린 싹으로 터서 땅 속 어둠을 뚫고 태양을 향해 마침내 위로 오를 때

나는 오직 아래로 아래로 눈 먼 손 뻗어 어둠 헤치며 내려만 갔다.

 

네가 줄기로 솟아 봄날 푸른 잎을 낼 때

나는 여전히 아래로 더욱 아래로 막힌 어둠을 더듬었다.

 

네가 드디어 꽃을 피우고, 춤추는 나비 벌과 삶을 희롱 할 때에도

나는 거대한 바위에 맞서 몸살을 하며

보이지도 않는 눈으로 바늘 끝 같은 틈을 찾아야 했다.

 

어느 날 네가 사나운 비바람 맞으며, 가지가 찢어지고 뒤틀려 신음할 때

나는 너를 위하여 오직 안타까운 마음일 뿐이었으나

나는 믿었다. 내가 이 어둠을 온몸으로 부둥켜안고 있는 한 너는 쓰러지지 않으리라고

 

모든 시련이 사라지고 가을이 되어 네가 탐스런 열매를 가지마다 맺을 때

나는 더 많은 물을 얻기 위하여 다시 아래로 내려가야만 했다.

 

잎 지고 열매 떨구고 네가 겨울의 휴식에 잠길 때에도

나는 흙에 묻혀 가쁘게 숨을 쉬었다.

봄이 오면 너는 다시 영광을 누리려니와

나는 잊어도 좋다. 어둠처럼 까맣게 잊어도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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