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1-18] 이만하면 내 잘살았지예

by admin posted Jan 18, 2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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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수요일 예배 후, 모(某) 집사님을 제 사무실에서 만났습니다.

집사님의 부친께서 한국에서 소천 하시어 위로 차 뵙게 된 것입니다.

올해 아흔이 되신 그 부친께서는 북한이 고향이라고 하셨습니다.

20 세 때 떠나온 고향을 70 년 동안 그리워하셨고 마지막에는 북에 계신 어머님을 그토록 부르셨다고 합니다.

 

이산가족의 문제는 아직도 우리 민족에게는 크나 큰 고통의 현실입니다.

현재 1,000 만 명 이상의 관객이 보았다는 영화 ‘국제시장’도 한국전쟁 때 북한에서 피난 내려온 온 가족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습니다.

추운 겨울 흥남에서 미군 함정에 올라타려는 수많은 피난민 중에 나이 어린 덕수의 가족들도 있었습니다. 배에 오르면서 덕수는 등에 업었던 여동생을 잃어버립니다.

덕수의 아버지는 그 딸을 찾으려고 이미 올랐던 배에서 다시 내립니다.

그 때 자기의 저고리를 어린 장남 덕수에게 건네주면서 아버지가 없으면 네가 아버지를 대신하여 남은 가족을 책임져야 한다고 단단히 일러줍니다.

 

덕수, 그는 한평생 홀로된 어머니와 동생들을 위해 희생적으로 살아갑니다.

그는 묵묵히 험한 길을 걸으며 아버지가 부탁한대로 모두가 행복해 하는 가정을 일구어 냅니다.

흩어졌던 가족들이 모여 즐겁게 노는 그 시간, 할아버지 덕수는 자기 방으로 들어가 책상 위에 쓸쓸히 놓여 있는 아버지 사진을 보면서 목 놓아 흐느낍니다.

“아버지, 내 약속 잘지켰지예. 이만하면 내 잘살았지예. 근데 내 진짜 힘들었거든예.”

그 옛날 아버지가 건네준 저고리를 껴안으면서 그의 통곡은 계속됩니다.

 

저는 이 영화 속에서 하나님 아버지의 보내심을 받아 절망 중의 사람들을 구원하시기 위해 자신을 희생시키신 예수님을 생각해 보았습니다.

“아버지, 내 약속 잘지켰지예. 이만하면 내 잘살았지예....”라는 덕수의 독백에서 예수님의 치열하셨던 구속사역이 가슴 저미게 떠올랐습니다.

그리고 저와 우리 교우들도 이 땅의 소명을 다 마치고 하나님 아버지를 뵈올 그 날 “이만하면 내 잘살았지예”라고 눈물 콧물 흘리며 말할 수 있다면 얼마나 좋겠는가하는 생각도 함께 떠올려 보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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