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에 내리는 비
우리가 사는 동네가 예전에는 그렇지 않았습니다.
겨울이면 눈이 펑펑 쏟아져 사람도 자동차도 며칠씩 잘 다닐 수 없었습니다.
상점마다 모자, 목도리, 장갑, 부츠 등 겨울 물품은 없어 못 팔 정도였습니다.
지금은 그런 옛 정경을 볼 수 없습니다.
지난 주간에도 비가 계속 내렸습니다.
눈이 와야 할 때에 비가 내리니 이상 기후에 대한 걱정도 되었습니다.
그러나 그 비를 다르게 생각하고 다시 바라 보았습니다.
새로운 생각으로 바라본 비는 계절을 앞서 찾아온 희망의 전령이었습니다.
겨울 틈속에 잠깐 찾아온 비는, 머잖은 곳에 봄이 있다고 일러 주었습니다.
비는 눈처럼 살포시 내려 앉아있다 슬며시 떠나지 않았습니다.
봄에 싹 틔울 자리를 미리 알아보듯 돌아다니다 기약의 여운을 남기고 떠났습니다.
"손이 시려워 꽁
발이 시려워 꽁
겨울 바람 때문에----"
며칠 내 손도 발도 시려울 날씨가 예고되어 있긴 해도, 우린 압니다.
희망의 봄을 이길 혹독한 겨울이 없음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