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퇴하신 은사님이 가르쳐 주신 것
그날, 비스듬히 앉아 계셨습니다.
계속 통증이 심하다고 가슴을 만지시며 말씀하셨습니다.
평소 천천히 식사하셨는데 그날은 더 천천히 또 다 드시지도 못하셨습니다.
식사 후 함께 찍은 사진을 집에 와서 보니 울컥했습니다.
세 곳의 대학에서 총장을 역임하시던 당당한 모습은 아니셨기 때문입니다.
폐암 4기의 시간을 보내시는 은사님을 지난 월요일 찾아뵈었습니다.
은사님에게 건강함과 당당함은 보이지 않았지만 평안함은 차고 넘치셨습니다.
“나를 고쳐주옵소서” 하나님께 간절히 기도하셨답니다.
너무 아프셔서 죽는 게 낫겠다 싶으셨다니 얼마나 간절한 기도셨겠습니까.
고쳐달라는 기도에 응답이 없자 성경의 기도를 다시 묵상하셨고
마침내 예수님의 기도를 깊이 만나신 것입니다.
“아버지의 뜻대로 하옵소서”
간단하지만 분명한 예수님의 기도. 은사님도 그렇게 기도를 바꾸셨답니다.
그랬더니 몸의 아픔을 뛰어넘는 마음의 평안함이 찾아왔노라고 말씀하셨습니다.
사십 년 가까이 제게 성경을 가르쳐 주신 은사님이
은퇴하신 후에 온몸으로 체험한 성경적인 기도를 또 이렇게 가르쳐 주셨습니다.
“기도는 내 뜻이 아닌 하나님의 뜻을 구하는 것이다.”
은사님이 치료차 한국에 곧 나가십니다.
잘 회복되어 돌아오시어 그 옛날 강의실에서 깨닫지 못했던 것들을
또 가르쳐 주시길 기다리고 기다릴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