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바라기가
해바라기가 말을 걸어옵니다.
가을의 따스한 햇살 아래 활짝 피어난 해바라기가 이렇게 말을 걸어옵니다.
“나는 일편단심 해만 따라 다닌다. 넌 누구 따라 다니냐?”
이렇게 대답해봅니다.
“해바라기, 넌 해만 따라 다니지? 난 주바라기, 난 주만 따라다녀.”
대답은 했으나 과연 그런지 스스로 멋 적어 얼굴이 붉어집니다.
해바라기가 노래도 합니다.
이 가을에 추억의 그룹이었던 “해바라기”의 노래를 여러 차례 들어보았습니다.
“내가 살아가는 동안에 할 일이 또 하나 있지/
바람 부는 벌판에 서 있어도 나는 외롭지 않아----
아아 영원히 변치 않을 우리들의 사랑으로/ 어두운 곳에 손을 내밀어 밝혀 주리라”
그렇습니다. 내게 할 일이 또 하나 있습니다. 어두운 곳에 손을 내미는 것입니다.
해바라기가 많이 아파합니다.
해바라기는 소피아 로렌이 주인공으로 나오는 영화 제목입니다.
영화는 사랑과 이별, 만남과 죽음의 이야기로 이어집니다.
해바라기 영화가 많이 아픈 건데 괜히 나도 많이 아팠었습니다.
해바라기가 춤을 춥니다.
해바라기는 얼 듯 보면 곧게 서 있는 듯 하지만
가만히 보면 바람결 따라 흔들거리며 계속 놀라운 춤을 춥니다.
나도 곧게 서서 계속 춤추는 신비로움을 갖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