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로수 길에 서 있는 나무들.
가만히 보면 홀로 서있는 것이 아니라
그 나무 주위에 버팀목이 서너 개가 있는 것을 보게 됩니다.
지금은 홀로 서 있는 나무도 맨 처음 그 나무를 심었을 때
한동안 그 주위에 어김없이 버팀목들이 있었습니다.
버팀목은 말이 없습니다.
그리고 자기가 주목받기를 꿈도 꾸지 않습니다.
자기가 받쳐주는 나무가 어떤 상황에서도 쓰러지지 않고
조금씩이라도 잘 자라면서 자신의 자리를 잘 지키고
오고 가는 사람들의 주목을 잘 받으면 더 이상 바랄 것이 없는 듯합니다.
내 인생은 홀로 여기까지 온 것이 아닙니다.
고비마다 나를 일으키고 지탱해준 여러 버팀목들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부모님, 선생님, 선배, 친구, 믿음의 가족들....
내 인생을 빚은 너무 고마운 분들입니다.
언제나 내 곁을 떠나지 않으면서 버팀목이 되어준 나무가 있습니다.
그것은 바로 침묵의 십자가입니다.
십자가가 있는 한 우리는 쓰러지지 않습니다.
넘어지고 쓰러져도 우리는 다시 일어날 수 있습니다.
견고한 버팀목 십자가 때문에 2021년 하루하루 어떤 세찬 바람 불어와도
우리는 세상이라는 광야에서 매일매일 견고히 서 있을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