형제가 연합하여

보라 형제가 연합하여 동거함이 어찌 그리 선하고 아름다운고 (시 133:1)

“저녁노을이 붉게 물들 때면 저는 애절히 기도했습니다.

하나님, 오늘 밤에 저를 꼭 데려가 주십시오.

이 땅에 살아 있는 것이 너무 힘이 듭니다.”

 

지난 목요일, 필라델피아에 사시는 이규성 원로장로님을 심방하였습니다.

공원 같은 집에서 아드님 가족과 함께 사시는 장로님 내외분을 심방하여 예배드리고, 자리를 옮겨 준비하신 풍성한 식사를 마친 자리에서는 이야기꽃이 피었습니다.

해방 후, 나이 어린 학생 때 5년을 북한 공산당 치하에서 믿음을 지키신 이규성 장로님과 허경화 장로님의 이야기는 충격 이상이었습니다.

 

기독교인을 반동분자라고 핍박하는 공산당 때문에 평일은 물론 교회를 다녀온 다음 날이면 더욱 혼나고, 매 맞고, 자아비판을 강요당하셨다는 두 분의 이야기는 마음을 졸이게도 하였고 아프게도 하였습니다.

기독교인과 사귀는 자도 반동분자로 몰렸기 때문에 두 분과 사귀려는 친구가 아무도 없었다고 합니다.

결국 학교에서 쫓겨나셨던 이규성 장로님은 그 어려운 시절, 서산(西山)에 저녁노을이 붉게 물들 때면 이렇게 애절히 기도하셨답니다.

 

“하나님, 오늘 밤에 저를 꼭 데려가 주십시오.

이 땅에 살아 있는 것이 너무 힘이 듭니다.”

 

하나님은 어린 소년의 기도대로 그 때 데려가지 않으시고 산 넘어 월남(越南)케 하셨고, 물 건너 이민(移民)케 하시어 퀸즈장로교회가 세워져 가는데 믿음의 초석(礎石)이 되게 하셨습니다.

 

저녁노을이 붉게 물들다 서산에 떨어진 오늘도 하나님이 우리를 데려가지 않으신 이유가 분명 있으실 것입니다.


List of Articles
제목 이름 날짜
[2018-7-8] 보이지 않는 적 김성국담임목사 2018.07.08
[2018-7-1] 코끼리를 들어 올린 개미 김성국담임목사 2018.07.01
[2018-6-24] 비목(碑木) 김성국담임목사 2018.06.24
[2018-6-17] 저녁노을이 붉게 물들 때면 김성국담임목사 2018.06.17
[2018-6-10] 저도 한 사람 정도는 사랑 할 수 있어요 김성국담임목사 2018.06.10
[2018-6-3] 그대의 이름은, 그리고 나의 이름은 김성국담임목사 2018.06.03
[2018-5-27] 오늘 헤어지는 그 사람 김성국담임목사 2018.05.27
[2018-5-20] 아직 버리지 마세요 김성국담임목사 2018.05.20
[2018-5-13] 숨겨놓은 마지막 말씀 김성국담임목사 2018.05.13
[2018-5-6] 흔들리는 둥지에 성한 달걀 없다 김성국담임목사 2018.05.06
[2018-4-29] 주는 평화 김성국담임목사 2018.04.29
[2018-4-22] 따르릉 김성국담임목사 2018.04.22
[2018-4-15] 나 무거워? 김성국담임목사 2018.04.15
[2018-4-8] 무한도전 김성국담임목사 2018.04.08
[2018-4-1] 손가락이 열 개인 이유 김성국담임목사 2018.04.01
[2018-3-25] 무관심하지는 않으신가요? 김성국담임목사 2018.03.25
[2018-3-18] “긴 침묵”으로 말하라 김성국담임목사 2018.03.18
[2018-3-11] 어두움 속에서도 보시나요? 김성국담임목사 2018.03.11
[2018-3-4] 그 소녀가 그립습니다 김성국담임목사 2018.03.04
[2018-2-25] 조국을 위해 우는 교회 김성국담임목사 2018.02.25
Board Pagination Prev 1 ... 11 12 13 14 15 16 17 18 19 20 ... 25 Next
/ 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