형제가 연합하여

보라 형제가 연합하여 동거함이 어찌 그리 선하고 아름다운고 (시 133:1)

“나성에 가면 편지를 띄우세요~~ (뜨와리 뚜와^^)”

저는 지금 그 노래의 장소인 나성(la)에 있습니다.

이곳에서 아내의 언니와 형부를 만나 오랜만에 서로 살아온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언니는 이런 이야기를 들려주었습니다.

30여 년 전에 갓 태어난 아이와 함께 언니 가족이 la에 이민을 왔는데 그 아이가 두 살을 넘긴 즈음인 어느 주일날 아침, 교회를 갈 수 없을 정도로 배가 너무 아파 남편에게 아이와 함께 교회에 다녀오라고 하고 자신은 화장실로 들어갔답니다.

거기서 자궁외임신이 되었던 둘째 아이가 유산되면서 그 자리에서 쓰러졌다는 것입니다.

 

귀로는 소리가 다 들리는데 아무 말도 할 수 없었던 언니는 실신한 사람처럼 화장실 바닥에 쓰러져 피를 흘리고 있었답니다.

화장실에 들어간 아내를 보고 아이와 함께 교회를 가려던 남편이 그때 마침 울린“따르릉”전화 벨소리를 듣고, 나가다 말고 그 전화를 받았답니다.

한국에서 오래전에 알긴 알았지만, 전혀 친하지도 않았고 평생 전화도 한 통 없었던 어떤 사람이 수소문해 전화번호를 알았다며 뉴욕에서 전화를 걸어온 것입니다.

보통 통화와는 다르게 긴 통화를 마친 남편이 다시 교회를 가려다가 화장실에 들어간 아내가 오랫동안 나오지 않은 것을 이상히 여겨 화장실 문을 열어 보았고, 피를 하염없이 흘리며 쓰러진 아내를 발견하여 급히 911을 불러 병원으로 옮겨가 극적으로 살게 되었습니다.

 

그 날 전화가 없었다면, 그 날 전화를 받지 않았다면, 그 날 통화를 짧게 했더라면, 남편과 아이는 교회로 곧바로 떠났을 것이고 언니는 홀로 죽었을 것이랍니다.

놀라운 것은 그날 전화를 건 사람은 그 이전에도 전화를 건 적이 없었지만, 그 이후에도 지금까지 전화 온 적도 없고 다시 연락도 안 되었답니다.

그 날 그 시간에“따르릉”하고 전화를 건 어떤 사람은 도대체 누구였을까요?

그리고 우리의 삶에도“따르릉”이야기가 있지 않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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