형제가 연합하여

보라 형제가 연합하여 동거함이 어찌 그리 선하고 아름다운고 (시 133:1)

my turn, 제 차례가 되었습니다.

오래전, 한국에서 사역할 때 왼쪽 다리 아킬레스건이 끊어진 적이 있었습니다.

맨 처음 끊어졌을 때 외마디 비명 소리와 함께 손은 허공을 무수히 헤집었고 몸은 데굴데굴 구르던 기억이 선명합니다.

혼자서 아무것도 할 수 없었던 치료의 때에 아내는 제게 살아있는 지팡이였습니다.

아내를 의지해 일어났고, 아내를 의지해 걸었고, 아내를 의지해 머리도 감았습니다.

아내의 도움이 없었다면 몸도 고달팠겠지만, 마음도 많이 서럽고 아팠을 것입니다.

 

이젠 my turn이 되었습니다.

아내가 오른쪽 다리뼈를 다친 후, 이젠 제가 아내의 지팡이가 되어 있습니다.

거의 그런 기억이 없는데 이번에 깊은 밤.

아내 옆에서 아내가 뭐가 필요할까 바라보다가, 쪽잠을 자다가 하면서 아내가 무엇인가 요청하면 이것저것을 챙겼습니다.

 

이제 알았습니다.

여러 섬김을 받는 데 익숙해 있던 제게는 섬기며 돕는 일이 쉬워 보였는데 섬김은 상대방의 진정한 필요를 깊이 이해해야 할 뿐 아니라 몸의 수고와 마음의 정성이 함께 부어져야 하는 고난도의 사역임을 짧은 몇 날 동안 체득하게 된 것입니다.

 

사람은 하나님을 의존해야 살 수 있고 또 서로 사람끼리 의존하는 존재로 지음 받았습니다.

하나님을 의존하는 것과 달리 사람들의 의존은 줄 수만 있는 것도 아니고, 받기만 해서도 안 되는 것임이 분명합니다.

부부 사이가 아니어도 서로 어려울 때 your turn, my turn....

이렇게 사는 것이 인생이며 사람 사는 공동체인가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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