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9-18] 스리슬쩍 맹물타기

by 김성국담임목사 posted Sep 18, 2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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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마을, 그 동안 마을 사람들의 건강을 돌보아 주던 의사 선생님이 은퇴하시고 다른 곳으로 이주하게 되었습니다.

마을 사람들은 못내 아쉬워하며 송별회를 만들었습니다.

누군가의 제안에 의해 그 송별회에 참여하는 모든 사람들이 자기 집에 있는 포도주 중에 가장 비싸고 맛난 것을 가져오기로 하였습니다.

 

송별회 그 날, 참여하는 사람들이 입구에 놓인 큰 항아리에 자기가 가져온 포도주를 부으면서 입장하였습니다.

송별회는 시작 되었고 천하제일의 맛을 기대하며 항아리에서 포도주를 건져내어 은퇴하시는 의사선생님에게도 드렸고 자신들도 마시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모두의 얼굴빛이 변하였습니다.

그들이 마시고 있는 것은 기대했던 맛난 포도주가 아니라 맹물이었기 때문입니다.

송별회에 참석한 모든 사람들이 이렇게 생각하고 행동했기 때문에 빚어진 씁쓸한 결과이었습니다.

“다른 사람들이 맛난 포도주를 가져올 것이고, 거기에 나 하나쯤이야 맹물을 갖다 부어도 티가 안 날거야.”

 

희석(稀釋/dilution)이란 단어가 있습니다.

원액(原額)에 맹물을 갖다 부어 원액의 농도(濃度)를 낮추는 것입니다.

10월 23일은 “행복에의 초대” 날입니다.

혹시 “다른 사람들이 누군가를 데려올 것이고 나야 그냥 참석해도 티가 안 날거야.” 라는 계산된 확신(?)을 갖고 계시다면, 그 날 우리 모두는 맹물을 마시거나 아주 희석된 물을 마시게 될 수도 있습니다. “티가 안 날거야” 라며 내게 주어진 작은 책임을 미루지 말아야 합니다.

 

각자의 최선을 쏟아 부어야 할 잔치 날, 스리슬쩍 맹물타기 없깁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