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민 땅에서는 대부분 잊고 지내는 설날이 이번 주(16일)에 있습니다.
하얀 겨울 눈꽃의 고향, 자식들이 찾아올 설날을 손꼽아 기다리시던 부모님을 향해 두 시간이면 충분한 거리가 교통체증으로 다섯 시간, 여섯 시간 걸려도 아버님 어머님을 뵐 설레는 마음으로 또다시 가곤 하던 설날.
한 손에 부모님께 드릴 새로 나온 내의를 곱게 들고 갖다가 올 때는 양손이 모자랄 정도로 부모님이 싸주신 보따리를 바리바리 들고 오던 설날이 생각나십니까?
이제는 그 부모님이 이 세상에 안 계시기도 하고 계셔도 갈 수 없는 이민 땅의 우리들.
우리 하나 잘 되는 소원 가지시고 삶의 현장에서 온갖 서러움과 눈물을 삭이시고 희생하신 부모님 생각이 물밀 듯 떠오릅니다.
부모님이 이 땅에 계시든 천국에 계시든 우리가 힘들어도 이민 땅에서 꿋꿋하게 살아가는 모습을 듣고 보신다면 직접 찾아가 세배드리는 것보다 더 기뻐하시지 않겠습니까?
설날, 찾아갈 고향도, 찾아뵐 부모님도 안 계시지만 천국 본향이 있고 그날에 뵈올 부모님이 그곳에 계심을 알기에 결코 슬프지 않은 날입니다.
우리의 진정한 설날은 그날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