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화요일(25일) 오전, c국의 k시에 있는 지하 신학교를 l선교사님의 안내로 방문하였습니다.
허름한 아파트의 베란다를 개조해 신학교 교실(?)로 만들었는데 40여명의 남여신학생들이 조직신학을 공부하고 있었습니다.
1년에 네차례 모여 한번에 2-3주 동안 합숙하며 수업을 진행한다는 설명을 들었습니다.
저는 그 아침에 1시간 20분 동안 l선교사님의 통역으로“소명”에 대한 특강을 하였습니다.
20대 중반에서 40대 중반에 이르는 신학생들이 눈을 반짝이며 경청하였습니다.
강의 중반 즈음에 그들에게“우리가 다 사역자로 부름을 받았지만 각각 은사가 다르니 주어진 자기의 은사를 가지고 교회를 잘 섬겨 우리를 부르신 하나님을 기쁘시게 해드립시다” 라고 강의하면서“이 자리에 음악의 재능을 가진 분들이 있으면 나오셔서 특송을 하시면 좋겠습니다”라는 제안을 드렸습니다.
6명의 신학생들이 앞서거니 뒷서거니 나와 잠시 의논 후, 그 중에 한명이 키보드를 치고 5 명은 찬양을 진지하게 불렀습니다.
중간 즈음에 제가 나지막히 l선교사님께 그들이 부르는 찬양에 대해 물었습니다.
“무슨 뜻이죠?”
선교사님은 뜻밖의 대답을 하셨습니다.
“모르겠는데요.
”청산유수로 통역하시던 선교사님의 그 뜻을 모르신다는 데에 적잖이 놀랐습니다.
“목사님, 저들은 지금 c국 말로 통일된 찬양을 부르는 것이 아니라 자기 소수민족 언어로 각각 찬양하는 것입니다.
그래서 저도 모릅니다.”
찬양 후 선교사님이 키보드를 친 분에게 물어 그 내용을 알게 된 선교사님이 제게도 일러 주셨습니다.
찬양의 내용은“하나님의 사랑이 아니면 나는 존재하지 못하네...” 라는 뜻이라고 하였습니다.
우리가 상상할 수 없는 열악한 상황을 뛰어넘어 공부하러 모이고,
매시간 눈물로 강의를 경청하는 이유가“하나님의 사랑이 아니면 나는 존재할 수 없다.” 는 고백적 찬양 가운데 고스란히 담겨 있었습니다.
현지 지도자 세미나를 위해 다른 장소로 이동하는 차 안에서 저들의 순전한 고백적 찬양이, 중요한 뭔가를 잃어버린 것 같은 제 귓가에서 오래동안 사라지지 않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