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학교 때인데도 공부 성적에는 차이가 꽤 있었습니다.
수우미양가(秀優美良可)로 나눠진 성적표는 같을 수가 없었습니다,
중학교 때 도시락에도 다름이 있었습니다.
도시락에 계란 후라이, 진주햄 쏘세지 반찬을 가져온 친구는 늘 부러웠습니다.
고등학교 때 확연히 알게 되었습니다.
생긴 것도, 성격도, 취미도, 또 진로에 대한 생각도 다 다르다는 것을.
그런데 그 모든 차이를 잊게 한 시간이 있었습니다.
그 다양한 친구들과 어깨동무하고 걸을 때였습니다.
친구들과 어깨동무하고 걸을 때는 어떤 차이도 느껴지지 않았고,
세상의 무엇이라도 할 수 있을 것 같았습니다.
하나 됨과 용기를 가져다주었던 어깨동무 친구들이 그립습니다.
어깨동무는 한국인의 것만은 아닌 것 같습니다.
인디언들에게도 그와 유사한 이런 말이 있습니다
‘내 뒤에서 걷지 말라. 나는 그대를 이끌고 싶지 않다.
내 앞에서 걷지 말라. 나는 그대를 따르고 싶지 않다.
다만 내 옆에서 걸으라. 우리가 하나가 될 수 있도록.’
우리에겐 서로의 어깨가 필요합니다.
외롭기에.
힘들기에.
서럽기에.
우리를 친구라고 불러주신 주님과
서로 사랑하라고 모아주신 교우들과 2020년, 함께 걸어요.
그 옛날, 친구들과 어깨동무하고 걸었던 것처럼 함께 걸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