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목요일 노방 전도에 앞서 어느 환우를 심방하기 위해 한 건물의 엘리베이터에 교역자들이 올라타기 시작했습니다.
몸이 잽싼(?) 저부터 시작하여 하나둘씩, 엘리베이터 안에서 자리 잡기 시작했습니다.
작은 공간이지만 함께 했던 교역자들이 나름대로 몸을 축소(?)시켜 드디어 다 탈 수 있었고 이제 올라갈 일만 남았습니다.
그런데 엘리베이터는 올라가지 않았고 문도 열리지 않았습니다.
한 마디로 갇히게 된 것입니다.
그때만 해도 사태의 심각성을 잘 몰랐습니다.
먼저 한 일은 엘리베이터에 탄 사람의 숫자를 헤아려 보았습니다.
교역자와 아내까지 열넷이었습니다.
그리고 엘리베이터에 몇 명이 탈 수 있는지 살펴보았습니다.
몇 명인지는 쓰여 있지 않았지만 전체 2000파운드로 제한되어 있었습니다.
열넷이 합하면 2000파운드가 된다 안 된다는 주장이 엇갈린 가운데 누군가 911에 연락하자고 했습니다.
번거로운 일이라고 제가 말렸습니다.
밖에 있던 사람들과 큰 소리로 대화하는 가운데 5분 있으면, 또 5분 있으면 오신다던 건물 supervisor는 계속 오시지 않고... 시간은 벌써 한 시간이 다 되어가고...
껴입었던 외투를 벗어야 할 정도로 땀은 나고...
공기가 희박해질지 모르니 숨을 조금씩 쉬라고도 하고...
타이타닉호가 침몰할 때 불렀던 마지막 찬송이 무엇이었는지 묻는 자도 있고...
마침내 911을 부르니 쏜 살같이 달려와서 우리 열넷을 구해주었습니다.
몸을 추스려 올라가니 누워 있어야 할 환우가 우리를 걱정하며 일어나 맞아 주었습니다.
예배 후, 늦었지만 둘둘 셋씩 노방전도 길로 흩어졌습니다.
예수님만이 구원의 길이라는 전도지를 나누어 주면서 자성(自省)했습니다.
건물 안에 갇힌 사람을 구조하는데 911이면 충분한데 처음에 왜 내가 말렸을까.
그렇습니다.
죄에 갇힌 사람을 구조하는데 예수님이면 충분합니다.
열넷만이 아니라 십사만사천 명도, 그리고 무수한 나라와 족속과 백성과 방언의 큰 무리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