형제가 연합하여

보라 형제가 연합하여 동거함이 어찌 그리 선하고 아름다운고 (시 133:1)

6월이 오면
슬픔이 더욱 커집니다.
6월에는 현충일과 6.25,

그리고 연평해전이 있어서 더욱 그렇답니다.

나라를 지키기 위해 이름 모를 산하(山河)에서 죽어간 사람들.
모윤숙 시인은 이 아픈 시(
)를 절절히 써 내려갔습니다.

산 옆의 외 따른 골짜기에 혼자 누워 있는 국군을 본다.
아무 말 아무 움직임 없이 하늘을 향해 눈을 감은 국군을 본다----

나는 죽었노라 스물다섯 젊은 나이에

대한민국의 아들로 숨을 마치었노라----

내게는 어머니 아버지 귀여운 동생들도 있노라

어여삐 사랑하는 소녀도 있었노라 내 청춘은 봉오리 지어

가까운 내 사람들과 이 땅에 피어 살고 싶었었나니
내 나라의 새들과 함께 자라고 노래하고 싶었노라
그래서 더 용감히 싸웠노라 그러다가 죽었노라----

바람이여! 저 이름 모를 새들이여!
그대들이 지나는 어느 길 위에서나 고생하는

내 나라의 동포를 만나거든 부디 일러 다오,

나를 위해 울지 말고 조국을 위해 울어 달라고----

얼마나 어머니 품이 그리웠을까,

얼마나 사랑하는 소녀가 보고 싶었을까.

그러나 죽어가는 순간에도 이렇게 말했던 그들이었다.
“나를 위해 울지 말고 조국을 위해 울어 달라”

이 6월에는 더욱 울어야 할 것 같습니다. 내 조국, 대한민국을 위해
내 사랑, 미국을 위해
내 자랑, 교회를 위해


2020년 봄, 역사상 유례(流例) 없었던 어려움의 시간을 보내며

오늘은 5월의 마지막 날을 맞게 되었습니다.
힘든 시간이 지나며 수많은 것들이 함께 떠내려갔습니다.
지금 내게 남아 있는 것은 무엇입니까?

아니, 지금 내게 남아 있어야 하는 것은 무엇입니까?

알렉산더 대왕이 전쟁에서 승리하였습니다.
땅과 전리품을 하나도 남기지 않고 부하들에게 나누어 주었습니다.

걱정스러운 신하들이 물었습니다.
“대왕이시여, 이렇게 다 나누어 주시니 대왕 것은 아무 것도 없나이다.”

알렉산더 대왕은 당당하게 말했습니다.
“나에게 아직 남아 있는 것이 있다. 내게 남아 있는 것은 바로 희망이다.

내겐 희망이 있다.”
꺼지지 않는 희망이 그를 역사의 인물로 만들었습니다.

마틴 루터 킹도 인종차별의 어려운 상황에서

“내겐 희망이 있다고”라고 말함으로써 역사의 방향을 새롭게 하였습니다.

모든 것을 다 떠나보내도
지금 내게 남아 있어야 하는 것이 있습니다.
희망입니다.
지금, 희망이 있으면
이미, 모든 것을 가진 자입니다.
자, 희망을 돛을 달고 6월의 여름 바다를 힘차게 저어갑시다.


먼 길을 돌아가던가, 낡은 다리를 건너던가.
고민 끝에 그 사람이 드디어 낡은 다리를 건너기로

결정했습니다.

명색이 크리스천인지라 이 다리를 안전하게 건너면
100불을 감사헌금하기로 굳게 다짐했습니다.

아무 일 없이 중간 즈음 이르렀을 때
마음에서 감사헌금 액수가 50불로 조정되었습니다.
안전하게 거의 다 건널 즈음 드려야겠다는 감사헌금이

20불로 재조정되었습니다. 그런데 이게 웬일입니까?
막판에 갑자기 돌풍이 불면서 이 사람이 흔들거리는 다리에서
거의 떨어질 지경이 된 것입니다. 사색이 된 이 사람이 황급히 말합니다.

“아이고~~백 불입니다요....”

다리 위에서 마음이 바뀌고 또 바뀐 사람이야기가

나의 이야기는 아닌지요.

아무리 잘 흔들리는 다리 위를 걷는다하여도
나의 결단은 흔들리지 말아야 합니다.

모든 것이 흔들거리는 세상입니다.
결코 흔들려서는 안 되는 것이 있습니다. 믿음입니다.
하나님이 마침내 나를 구원하시고 끝내 이 땅을 고치실

것이라는
믿음만큼은 결코 흔들리지 말아야 합니다.


“꼭 찾아와라”

“네. 알겠습니다”
친구와 나는 선생님의 부탁을 받고 오랫동안 교회에 나오지 않은
우리 반 친구를 찾으러 갔습니다.
그 친구가 사는 동네는 교회에서 아주 멀었습니다.
초등학생이었던 우리가 가본 적도 없는 동네에서

친구를 찾는다는 것은 너무 힘든 일이었습니다.
오며가며를 포함 몇 시간을 들였지만 결국 못 찾았습니다.

미안해요, 선생님

 

같은 반이었던 우리는 잊었지만 그 친구를 잊지 못하셨던 선생님.

훗날 선생님도 직접 찾아 나서신 것으로 짐작은 되었습니다.
한 아이라도 잃어버리지 않으시려는 선생님의 마음이
하나님의 마음이었음을 나중에 깨닫게 되었습니다,

감사해요, 선생님

 

지난 15일은“스승의 날”이었습니다.
나를 힘써 빚어주셨던 교회 선생님들을 생각합니다.

이 시대에 필요한 하나님의 사람을 세워보겠노라

이름 없이 빛도 없이 수고하시면서도
자신들은 돌보지 않으셨던 교회 선생님들. 

사랑해요, 선생님

 

참되거라 바르거라 가르쳐 주신 스승은 마음의 어비이시다
아아 고마워라 스승의 사랑 아아 보답하리 스승의 은혜 

기억해요, 선생님


어머니날이 부담스러웠습니다.

아직까지도 굳이 왜 그랬는지 이해가 안 되지만

초등학교 때 어머니가 계신 아이는 빨간 카네이션을 달고

어머니가 안 계신 아이는 하얀 카네이션을 달라는 것이었습니다.

언제부터인지 그런 일은 없었습니다.

 

어머니날이 부담스러웠던 것은 꽃만이 아니었습니다.

“어머니의 마음”이라는 노래도 그랬습니다.

2절이 특히 그랬습니다.

 

 어려선 안고 업고 얼러주시고

 자라선 문기대어 기다리는 맘

 앓을사 그릇될사 자식 생각에

 고우시던 이마 위에 주름이 가득....

 

학교에서 돌아와도 문기대어 기다리는 어머니는 제게 없었습니다.

한 때는 어머니날의 꽃이 싫었고 노래가 슬펐었으나

하나님이 좋으신 새어머니를 보내주셔서 저를 보듬어 주셨습니다.

지금은 그 어머니도 안 계시지만

이제는 어머니날이 너무 좋습니다.

어머니날의 꽃과 노래가 너무 좋습니다.

 

어머니날의 꽃은 온 땅에 그윽한 어머니들의 아름다운 향기요,

어머니날의 노래는 자녀를 살리는 어머니들의 정결한 눈물이기 때문입니다.


어거스틴 어머니 모니카는 눈물로 기도한 자식은 결코 망하지 않음을 알았습니다.

전쟁영웅 더글라스 맥아더 장군은 무엇보다 기도하는 아버지이었습니다.

이렇게 기도했습니다.

 

저의 아이를 이런 사람이 되게 하소서.

약할 때 자기를 분별할 수 있는 힘과 두려울 때

자신을 잃지 않을 용기를 가지고 정직한 패배에 부끄러워하지 않고 태연하며

승리에 겸손하고 온유할 수 있는 사람이 되게 하소서.

 

그를 요행과 안락의 길로 인도하지 마시고

곤란과 고통의 길에서 항거할 줄 알게 하시고

폭풍 속에서도 일어설 줄 알며 패한 자를 불쌍히 여길 줄 알도록 해주소서.

 

그의 마음을 깨끗이 하고 목표를 높게 하시고

남을 다스리기 전에 자신을 다스리게 하시며

미래를 지향하게 하는 동시에 과거를 잊지 않게 하소서.

 

그 위에 유머를 알게 하시어 인생을 엄숙히 살아가면서도 삶을 즐길 줄 아는 마음과

자기 자신을 너무 드러내지 않고 겸손한 마음을 갖게 하소서.

 

그리하여 참으로 위대한 것은 소박한데 있다는 것과

참된 힘은 너그러움에 있다는 것을 항상 명심하도록 하소서.

 

그리하여 그의 아비인 저는

헛된 인생을 살지 않았노라고 나직이 속삭이게 하소서.

 

우리에게 자녀를 위한 눈물이 있습니까?

우리는 자녀를 위해 무엇을 기도하고 있습니까?


지금도 제자훈련, 전도 폭발 훈련은 계속되고 있답니다.

제자 훈련 가운데 성경암송 훈련이 있습니다.

제일 먼저 암송하는 구절은 갈라디아서 2장 20절입니다.

 

 “내가 그리스도와 함께 십자가에 못 박혔나니 그런즉 이제는

 내가 사는 것이 아니요 오직 내 안에 그리스도께서 사시는 것이라

 이제 내가 육체 가운데 사는 것은 나를 사랑하사 나를 위하여

 자기 자신을 버리신 하나님의 아들을 믿는 믿음 안에서 사는 것이라”

 

한 젊은이가 선배 그리스도인에게 물었습니다.

“그리스도와 함께 십자가에 못 박힌다는 것은 무엇을 의미합니까?”

선배 그리스도인은 잠시 생각하다가 답을 하였습니다.

 

 “그 말에는 세 가지 의미가 있다네.

 첫째, 십자가에 못 박힌 사람은 오직 한 방향으로 향하며

         뒤를 돌아볼 수 없다는 뜻이고

 둘째, 십자가에 못 박힌 사람은 세상과 이별하였으므로

         세상으로 돌아갈 수 없음을 나타내고

 셋째, 십자가에 못 박힌 사람은 더 이상 자기의 계획을

         가질 수 없다는 것을 의미한다네.”

 

갈라디아서 2장 20절을 암송하시든 그렇지 않으시든

나는 정말 그리스도와 함께 십자가에 못 박힌 것이 맞는지

사순절과 고난 주간을 품고 있는 이 4월이 다 지나기 전에

다시 한번 생각해 보아야 하겠습니다. 


퍼즐을 맞추기는 쉽지 않습니다.

큰 퍼즐은 더욱 그렇습니다.

지난 금요일 밤, 드디어 퍼즐을 맞추었습니다.

목사님의 장례예배 가운데

목사님을 추모하는 수많은 사람들의 이야기를 모아보니

한 큰 인물의 퍼즐이 맞추어진 것입니다.

 

고(故) 장영춘 목사님에 대한 각 사람의 퍼즐을 모아보니

사람 숫자만큼 형형색색이었으나 주제는 하나였습니다.

모두 목사님의 사랑을 많이 받았다는 것입니다.

목사님은 누구에게나 큰 사랑을 베풀어 주신 분입니다.

목사님의 생애는 사랑의 퍼즐이었습니다.

 

우리 모두에게도 후일에 생명 그칠 날이 있을 터인데,

어떤 퍼즐을 남길 것인지

목사님도 추모 하면서

스스로의 모습도 깊이 생각했을 지난 금요일이었습니다.

 

그리고 보니 우리 예수님은 우리에게

“성공하라”고 가르쳐 주시지 않으셨고

“사랑하라”고 가르쳐 주셨습니다.

성공인생을 빚으려 살지 말고

사랑인생을 빚으며 사는 것이 진정한 인생임을

누구라도 깨달았을 지난 금요일 밤이었답니다.


일곱 번 넘어져도 여덟 번 일어나셨습니다.

수많은 시련이 있었지만 그 앞에 굴복한 적이 없으셨습니다.

하나님께 무릎을 꿇으셨으나 사람 앞에 비굴하지 않으셨습니다.

자유주의 사상이 신학과 교회를 물들일 때도

보수의 기치를 내리기는커녕 더 담대히 싸우셨습니다.

한 번 맡으신 일은 중도에 포기하지 않으시고 끝내 결과를 보셨습니다.

 

질책을 받아도 즐거웠던 것은 그의 사랑이 의심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그 입가에는 수줍은 미소와 그 가슴에는 따듯한 바람이 있었습니다.

하나님 사랑과 교회 사랑의 끝이 어딘지 궁금했습니다.

그의 시선은 늘 힘든 자와 열방에 두루 닿았습니다.

 

이제 우리 곁을 떠나셨습니다.

부활하신 주님과 영원히 함께 계실 것이며

우리를 응원도 하시고 우리를 기다리시기도 하실 것입니다.

 

사랑하는 장영춘 목사님.

남기신 믿음과 보이신 리더십의 빈자리가 큽니다.

일곱 번 넘어져도 툭툭 털고 여덟 번 일어나셨던

불굴의 목사님이 우리의 목사님이셨던 것이 너무 자랑스럽고 감사합니다.

지금 우리 비록 힘들지만 목사님처럼 꼭 일어날게요.

존경하는 목사님, 그 날 천국에서 뵈어요.


고등학교 때 이 찬송을 부르다가 깜짝 놀랐습니다.

 

 거기 너 있었는가 그때에

 주가 그 십자가에 달릴 때

 오 때로 그 일로 나는 떨려 떨려 떨려

 거기 너 있었는가 그때에

 

입으로 찬송을 부르면서 머리로 생각했습니다.

“이런 찬송을 왜 부르지? 나는 거기 없었는데...”

한절 한절 부를수록 마음에 부담이 되었습니다.

나중에 보니 이 찬송가에서는 열 번이나 묻습니다.

“거기 너 있었는가 그때에?”

찬송을 부르는 가운데 놀라운 깨달음을 준 것입니다.

 

 내가 그때에 예수님을 십자가에 못 박던 군병일 수도 있구나....

 내가 그때에 예수님을 향해 고함치던 무리일 수도 있구나....

 내가 그때에 예수님을 조롱하던 강도일 수 있구나....

 내가 그때에 예수님을 놔두고 도망간 제자일 수도 있구나....

 

이제는 그 질문에 분명히 말할 수 있습니다.

내 죄가 그때에 거기에 있었다고,

그러니 내가 내 죄와 함께 그때에 거기에 있었던 것이 맞다고


이상화 시인이 1926년에 쓴 “빼앗긴 들에도 봄은 오는가?”는 이렇게 시작됩니다.

 지금은 남의 땅 - 빼앗긴 들에도 봄은 오는가?

 

이런 중간 글이 있습니다.

     입술을 다문 하늘아, 들아,

     내 맘에는 내 혼자 온 것 같지를 않구나!

     네가 끌었느냐, 누가 부르더냐. 답답워라, 말을 해 다오.

 

그리고 이렇게 끝을 맺습니다.

     그러나, 지금은 - 들을 빼앗겨 봄조차 빼앗기겠네.

 

1926년 이상화 시인의 염려가, 2020년 우리에게는 현실이 되었습니다.

모든 것을 앗아갔습니다. 들도 빼앗기고 봄도 빼앗겼습니다.

화사하고 향기로울 봄 꽃 사이에서 기다리고 있는

봄의 뜨락을 올해는 한 번도 걸어보지 못했지만 슬퍼하지 않습니다.

주님이 이 상황을 다스리시는 것을 확신하기 때문입니다.

 

밖의 봄은 즐길 수 없어도 마음의 봄은 누릴 수 있습니다.

     가만히 귀 기울여 보십시오.

     나의 사랑하는 자가 내게 말하여 이르기를 나의 사랑

     내 어여쁜 자야 일어나서 함께 가자

     겨울도 지나고 비도 그쳤고

     지면에는 꽃이 피고 새가 노래할 때가 이르렀는데

     비둘기의 소리가 우리 땅에 들리는구나

 

주님의 밀어(密語)가 들리지 않습니까?


김소월 시인의 “예전엔 미처 몰랐어요”는 이렇게 시작됩니다.

 

    봄 가을 없이 밤마다 돋는 달도

    예전엔 미처 몰랐어요

 

    이렇게 사무치게 그리울 줄도

    예전엔 미처 몰랐어요

 

김소월 시인이 왜 예전에 미처 몰랐는지 궁금했는데

이젠 우리도 “예전에 미처 몰랐다”는 말을 하게 됩니다.

 

예배를 마음껏 드릴 수 없게 되니

예배가 이렇게 소중한 것임을 예전엔 미처 몰랐습니다.

 

식당도 커피집도 문을 닫아 지인들과 둘러앉을 수 없게 되니

교제가 이토록 아름다운 것임을 예전엔 미처 몰랐습니다.

 

메인 스트리트에서 사람들을 많이 볼 수 없게 되니

부딪치며 걷는 것이 그렇게 좋았던 것임을 예전엔 미처 몰랐습니다.

 

495 도로에 차량들이 가득 메운 것을 볼 수 없게 되니

교통체증이 그토록 경제 살리는 것임을 예전엔 미처 몰랐습니다.

 

지금 사라진 그 모든 것들이 이렇게 사무치게 그리울 줄을

예전엔 미처 몰랐습니다.


많이 힘드시지요?

바이러스가 만연한 사회적 상황도 그렇고

그 여파로 생업에 깃든 그림자 때문에 말 못할 어려움이 많으실 것입니다.

현실이 아무리 어려워도 그것을 이길 힘이 있습니다.

주님이 주신 선물인데 다름 아닌 “희망”입니다.

희망을 가진 사람에게 어려운 현실이 끝일 수는 없습니다.

 

“후에”라는 찬송 들어보셨어요?

일단“후회”나 “후예”는 아닙니다. 잘 모르시겠다고요?

아녀요. 잘 아시는 찬송이니까 천천히 가사를 읽어보세요.

요즘 같은 상황에서 부르고 또 부르고 싶은“희망의 찬송”입니다.

 

어두운 후에 빛이 오며 바람 분 후에 잔잔하고

소나기 후에 햇빛 나며 수고한 후에 쉼이 있네

연약한 후에 강건하며 애통한 후에 위로 받고

눈물 난 후에 웃음 있고 씨 뿌린 후에 추수하네

괴로운 후에 평안있고 슬퍼한 후에 기쁨 있고

멀어진 후에 가까우며 고독함 후에 친구 있네

고생한 후에 기쁨 있고 십자가 후에 영광있고

죽음 온 후에 영생하니 이러한 도가 진리로다 (487장)

 

우리 함께 희망을 가져요. 오늘의 괴로움은 곧 지나갈 것이고

잠시 후에 우리를 기다리던 희망이 우리 손을 덥석 잡고 춤을 출 것입니다.


자신에게는“노(no)”

예수님에게는“예스(yes)”

예수님을 닮은 청년 윌리엄 보든은 한결같이 그렇게 살았습니다.

그의 성경책에서 발견된 세 문장도 또한 우리의 마음을 저미게 합니다.

남김없이!

후퇴없이!

후회없이!

 

사순절이 시작되었습니다.

윌리엄 보든의 사순절 언어는

자신에게는“노(no)”예수님에게는“예스(yes)”

그리고“남김없이! 후퇴없이! 후회없이!”입니다.

 

송명희 시인의 사순절 언어는 쓴잔입니다.

“주님의 쓴잔을 맛보지 않으면

주님의 쓴잔을 모르리 주님의 괴로움을 당하지 않으면

주님의 고통을 모르리 주님의 십자가를 져보지 않으면

주님의 죽으심을 모르리 주님의 쓴잔은 내 것이요

주님의 괴로움 내 것이며 주님의 십자가 내 보물이라

또한 그의 부활 내 영광 이리라”

 

나의 사순절 언어는 무엇일까요?

“주님과 동행”입니다.

그날까지 주님과 동행하고 싶습니다.

사랑하는 교우들과 함께 말입니다.


코로나 19 바이러스로 온통 세상이 비틀거리고 있습니다.

각 나라의 정부도 애를 쓰고 있고 모든 기관, 가정, 개인이

특별히 의료기관들이 최선을 다해 이 어려움을 극복하려고 합니다.

저희 교회에서도 지난주일 당회를 열어 교인들을 어떻게 보호할 수 있을지

진지하고 따뜻하고 섬세하게 논의하였습니다.

당회의 의논 내용은 각 언어별 유인물로 만들어 나누어 주고 있습니다.

 

사람들의 눈물 어린 노력들이 쏟아지고 있고 그 열매들이 나타나고 있지만

이런 노력만이 전부가 될 수 없습니다.

아기들이 스스로 돌볼 수 없듯이 세상은 스스로 돌보기에는 역부족입니다.

세상을 지으신 주인이 있음을 기억해야 합니다.

 

하늘이 돌보아주지 않는다면 세상은 갈수록 엉망진창이 될 것입니다.

극심한 어려움이 있을 때 우리가 자주 놓치는 것은

세상의 고통을 돌아보아 달라고 하늘에 맡기는 것입니다.

하늘이 돌보는 세상은 치유와 회복과 평화의 세상입니다.

 

내일부터 사순절 기도회가 시작됩니다.

사순절 기도는 세상이 세상을 돌보는 것을 넘어

이 세상을 하늘이 돌보는 세상으로 만들어 갈 것입니다.

우리 모두 함께 모여 하늘이 돌보는 세상을 만들어 가지 않으시겠습니까?

 

주는 평화 막힌 담을 모두 허셨네

주는 평화 우리의 평화

염려다 맡기라 주가 돌보시니

주는 평화 우리의 평화


오늘은 오늘 아침에 갑자기 생긴 것이 아닙니다.

지난 과거가 있어 오늘을 빚은 것입니다.

오늘은 우리 교회 46주년 기념 감사주일입니다.

우리 교회의 오늘은 지난 46년이 만들어 왔습니다.

 

기억해야 합니다.

하나님의 영원하신 계획과 46년간의 신실하신 인도를.

잊지 말아야 합니다.

교회 곳곳에서 눈물과 땀을 아끼지 않으셨던 믿음의 선진들을.

 

척박하고 어려운 뉴욕 이민 초기에

“위대한 사도행전의 역사를 재현하는 교회가 되게 하자”

표어를 내걸고 믿음으로 이토록 아름다운 교회를 일구어 오신

장영춘 목사님과 믿음의 선배들에게 깊은 경의(敬意)를 드립니다.

 

역사의 강은 오늘을 거쳐 내일로 또 쉼 없이 흐릅니다.

우리 교회의 강은 흘러흘러 어디로 갈까요?

우리 교회의 강이 다민족과 함께 대하(大河)를 이루어 가길 꿈꾸고 있습니다.

오늘이 있기까지 그랫듯이

우리 교회의 그런 내일은 오늘의 눈물과 땀이 만들어 갈 것입니다.

오늘을 그렇게 묵묵히 살아내는 우리 교우들이 너무 고맙고 자랑스럽습니다.

   

 

Parasite! Parasite! Parasite! Parasite!

이렇게 새로운 역사는 외쳐졌습니다.

지난주일 밤에 있었던 92회 아카데미 영화상 시상식에서

봉준호 감독의 한국영화“기생충”이 작품상, 감독상, 각본상, 국제 장편영화상의

수상작으로 불리면서 4관왕에 오른 것입니다.

한국 문화의 세계적인 역량(力量)을 여실(如實)히 보여준 쾌거(快擧)였습니다.

 

“니들 그러다가 하늘나라 가서 개털모자 쓰고 다닌다!”

선생님이 그러시니 천국에 정말 개털로 만든 개털모자가 있는 줄 알았습니다.

선생님 말씀도 안 듣고 뺀질뺀질거리다가 영원히 벗을 수 없는 개털 모자를

쓰고 천국에서 오고 가면 모양이 한참 빠질 텐데 어떻게 하나 걱정이 들었습니다.

신앙생활을 어렸을 적부터 잘하라는 선생님의 뜻깊은 마음은 알았지만

천국에는 확실히 개털모자가 없음을 확인하고 안도의 한숨을 쉬기도 했습니다.

 

다행히 천국에 개털모자는 없고 그 대신 면류관은 많이 있습니다.

영광의 면류관, 생명의 면류관, 의의 면류관, 자랑의 면류관, 썩지 않을 면류관.

이 땅에서 영화인들의 주는 아카데미 상 받고도 저렇게 좋아하는데

주님이 주시는 면류관 시상식에 여러 차례 불린다면 얼마나 감격스럽겠습니까.

 

모든 상은 수고의 결정체(結晶體)입니다.

봉준호 감독과 배우들, 그리고 스태프들의 오랜 땀 흘림이 없었다면

오늘의 영광스러운 4관왕도 없었을 것입니다.

어떤 천국 면류관을 받을 것인가? 몇 관왕이 될 것인가?

그것은 그날 갑자기 결정되는 것이 아님을 우리는 너무나 잘 알고 있습니다.


“문제가 계속 일어납니다. 무슨 좋은 방법이 없을까요?”

“내일 답을 주겠네. 그 대신 내 부탁을 하나 들어주게.”

계속되는 문제에 휩싸인 청년이 지혜로운 어른을 찾아가 물었습니다.

“내일 답을 주신다고요. 감사합니다. 제게 부탁하실 일은 무엇인가요?”

“내 낙타가 50마리가 있네. 오늘 밤에 그 낙타들을 지켜보다가

모든 낙타가 무릎 꿇어 자면 자네도 잠을 자고 내일 보세.”

 

다음 날이 되었습니다. 어른이 청년에게 묻습니다.

“그래, 잠은 잘 잤나?”

“어르신, 잠을 한 잠도 못 잤습니다.” 투덜대며 청년이 답을 합니다.

“낙타가 다 잠을 자야 할 텐데, 한 녀석이 잠을 자면 다른 녀석이 일어나고

대부분 잠들었는가 싶으면 저쪽에서 또 일어나고...

동시에 다 잠을 안자니 저도 잠을 잘 수가 없었습니다.”

 

“그렇다네, 청년. 모든 낙타가 다 동시에 잠을 안 잔다네.

이 녀석이 가만히 앉아 있으며 다른 녀석이 일어난다네.

낙타가 다 잠이 들기를 기다리면 사람이 쉴 수가 없다네.

삶에는 이런저런 문제가 계속 일어난다네.

문제에 초점을 맞추지 말고 잠을 자게. 마음의 평강을 누리게.”

 

우리가 사는 세상, 문제는 계속 일어납니다.

예수님은 우리에게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결코 약속하지 않으셨습니다.

문제의 세상 속에 평안의 길이 있습니다. 예수님은 이렇게 말씀하셨습니다.

“이것을 너희에게 이르는 것은 너희로 내 안에서 평안을 누리게 하려 함이라

세상에서는 너희가 환난을 당하나 담대하라 내가 세상을 이기었노라”


우한 폐렴 전염병이 빠르게 확산되고 있습니다.

사망자의 수와 확진자의 수가 눈덩이처럼 늘어나고 있고

두려움과 공포, 경계와 배척도 걷잡을 수 없이 번지고 있습니다.

작은 수산물시장에서 출발했다는 바이러스가 세상을 다 잡아 먹을 기세입니다.

가히 전쟁보다 무서운 것이 전염병인 것 같습니다.

 

좌고우면(左顧右眄)하던 세계보건기구(WHO)도 지난 1월 30일

“국제 공중보건 비상사태(非常事態)”를 선포하였습니다.

국제적인 방역, 피해지역에 대한 지원, 치료제 개발 등이 뒤따를 것입니다.

 

이 땅에 전염병이 유행할 때에 교회는 무엇을 하여야 할까요?

세상 사람들처럼 두려움과 공포 가운데 떨거나,

마스크를 쓰고 손을 잘 씻거나, 정부나 세계보건기구에서 하는 일을

지켜보고 있으면 우리가 할 일은 다 한 것일까요?

이 땅에 전염병이 유행할 때 교회가 할 일을 하나님이 친히 일러주셨습니다.

 

....전염병이 내 백성 가운데에 유행하게 할 때에 내 이름으로 일컫는

 내 백성이 그들의 악한 길에서 떠나 스스로 낮추고 기도하여 내 얼굴을 찾으면

 내가 하늘에서 듣고 그들의 죄를 사하고 그들의 땅을 고칠지라”(대하 7:13b-14)

 

전염병이 유행 할 때 교회가 할 일은 회개하고 겸손히 기도하는 것입니다.

이번 바이러스의 근원지로 여겨지는 우한의 수산시장만 원망할 일이 아닙니다.

우리 자신이 그 보다 더 무서운 미움, 거짓, 악담 같은 영적 악성 바이러스를

많이 퍼뜨렸던 것을 회개해야 합니다. 그리고 겸비하게 기도해야 합니다.

전염병이 유행하는 국제적 비상사태 속에서 교회는 두려워말고 흔들리지 말고

교회다운 일을 해야 합니다. 그것은 기도입니다.

그리고 또 하나가 있습니다.

다름 아닌 고통당한 자들에게 사랑의 손을 펴는 것입니다. 


여러날 출타를 하였다가 돌아왔습니다.

출타를 할 때 가장 신경쓰이는 것은 짐입니다.

한정되어 있는 가방에 무엇을 넣어갈 것인지가 고민입니다.

그리고 될 수 있는대로 가볍게 짐을 가져가면 좋습니다.

저에게는 가장 가벼운 짐이 있습니다. 그런데 실상은 가장 무겁습니다.

무거우면서 가벼운 짐, 무엇인지 아십니까?

책입니다.

 

책은 어떤 짐보다 무겁습니다.

그런데 저는 아무리 많은 책이라도 들고 다닐 수 있습니다.

열권쯤은 식은 죽 먹기이고 스무권, 아니 그 이상도 끄떡 없습니다.

왜 그런지 아십니까? 제가 책을 사랑하기 때문입니다.

책은 제게 짐이 아닙니다.

한권 한권 보물과도 같습니다.

 

학교 다닐 때도 그랬습니다.

매일 큰 가방에 책을 잔뜩 넣고 다녔습니다.

전도사 시절, 어느 교회 중등부 수련회를 며칠 인도하러 가면서

이민 가방을 가지고 간적이 있는데 거기에 절반 정도는 책이었습니다.

 

올해 받은 사명이 있을 것입니다.

그런데 그 사명이 한가지여도 일년내내 무거운 짐이 될수 있고

여러 사명을 받았어도 가벼울 수 있습니다.

그 사명을 사랑한다면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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