형제가 연합하여

보라 형제가 연합하여 동거함이 어찌 그리 선하고 아름다운고 (시 133:1)

파도는 끝없이 몰려옵니다.

외로이 서 있는 등대를 삼킬 듯이 거세게 달려옵니다.

그래도 등대는 꿈적이지 않습니다.

파도의 등쌀에 밀려 등대가 조금씩 움직인다면

많은 배는 바다에서 길을 잃고 높은 파도에 하나하나 휩싸여 사라질 것입니다.

 

등대와 같으셨던 아버지.

수많은 어려움의 파도에도 흔들리지 않으셨던 아버지.

모진 파도에 못 이기는 척 하면서 쓰려지셨어도 누구도 뭐라 하지 않았을 터인데,

언제나 꿋꿋이 그 자리에 서시어

캄캄한 밤, 파도 소리에 무서워하고 그 힘에 힘겨워하던 자녀에게

환한 등대 빛을 비추어주셨던 아버지.

우리의 아버지들은 그러셨습니다.

 

그 등대 자리에

이제는 아버지가 된 우리들이 굳게 서서 거대한 파도와 맞서며

몰아치는 파도에 방황하고 두려워하는 자녀들에게 빛을 비추어야 하는데

그 파도에 먼저 흔들리는 갈대와 같은 존재가 아닌가 하여 슬퍼집니다.

우리도 쓰러지지 말아야지요. 끝까지 갈대가 아닌 등대이어야 하지요.

 

아버지 날에,

우리를 향해 다가오는 저 파도 소리보다 더 크게

그리운 아버지를 불러보시지 않겠습니까.

우리의 삶에 등대 같으셨던 아버지를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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