형제가 연합하여

보라 형제가 연합하여 동거함이 어찌 그리 선하고 아름다운고 (시 133:1)

추석이 다가옵니다.

없는 살림이었지만 명절이면 부모님이 새 신과 새 옷을 사주시곤 했습니다.

 

새 신을 신고 뛰어 보자 팔짝 머리가 하늘까지 닿겠네

 

명절 아침, 새 신을 신고 하늘까지는 아니어도 고소한 음식 냄새가 흐르는 동네 사이를 흥분 속에 씽씽 달려보곤 했습니다.

새 신을 신고 동네를 뛰어다녔던 명절 아침은 이제 추억 속에만 있습니다.

 

명절에 새 신을 신지 않아도 흥분하고 변화를 일으킬 수 있는 방법이 있습니다.

그것은 다름 아닌 발돋움입니다.

 

길거리에 사람들이 많이 둘려 모여 있는 곳이 적잖이 있었습니다.

그 안에 무슨 일이 있을까 궁금하여 발돋움하곤 했습니다.

어릴 적엔 선반 위에 있는 먹을 것을 꺼내 먹으려 발돋움한 적도 있습니다.

요즘도 가끔 발돋움을 합니다.

다소 높은 곳에 꽂혀있는 책을 빼어보려고 그렇게 합니다.

 

발돋움은 멀리 가는 일이 아닙니다. 무슨 돈이나 별다른 시간이 드는 일도 아닙니다.

그저 있는 그 자리에서 무엇인가를 향해 발뒤꿈치만 들면 됩니다.

그 작은 행동, 발돋움에도 간절함이 배어 있으면 새로운 세계를 볼 수도 있고 맛난 것, 필요한 것 등을 손에 넣을 수도 있습니다.

 

올 추석도 우리 대부분은 고향에 갈 수 없을 터인데...

명절이라고 새 신을 사주실 부모님이 안 계신 분도 많으실 터인데...

있는 그 자리에서 하나님 아버지를 갈망하는 발돋움을 해보는 것은 어떨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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